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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관 안내가 끝난 전시관에서 오디오 가이드가 다시 켜졌다.
“다섯 번째 전시실로 이동해 주십시오.”
우리 전시관에는 전시실이 네 개뿐이다.

그날 내 일은 관람객이 나간 뒤 대여 기기 여섯 대를 반납대에 걸고 전원을 끄는 것이었다.
퇴근하려고 보니 서랍에 끼워 둔 인수인계 종이가 한 장 더 나와 있었다.
날짜도 작성자 이름도 없었다.
폐관 후 오디오 가이드 반납 안내
- 기기는 모두 여섯 대입니다.
반납대의 빈 칸을 세지 말고 걸려 있는 기기만 세십시오. - 네 번째 전시실 안내가 끝나면 재생 버튼이 눌려 있어도 전원을 끄지 마십시오.
종료 안내는 기기마다 한 번씩 나옵니다. - 다섯 번째 전시실 안내가 들리면 해당 기기를 반납대 맨 왼쪽에 거십시오.
전시실을 확인하러 가지 마십시오. - 기기가 직원 이름을 부르면 대답하지 마십시오.
관람객의 이름은 등록하지 않으므로 이름을 부르는 안내는 정상 음성이 아닙니다. - 모든 기기를 걸었는데도 안내가 계속되면 출입문을 잠그지 마십시오.
퇴장은 그 안내가 끝난 뒤에 확인합니다. - 마지막으로 반납대에 일곱 대가 보인다면 종이를 다시 읽지 마십시오.
오늘 빌려준 기기는 여섯 대뿐입니다.
종이를 다 읽었을 때 반납대에는 다섯 대가 걸려 있었다.
나는 손에 든 마지막 기기를 맨 왼쪽에 걸었다.
그 기기의 작은 불이 꺼지자 복도 끝에서 종료 안내가 흘러나왔다.
“관람을 마치셨습니다.”
잠시 뒤 같은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아직 반납하지 않은 기기가 한 대 있습니다.”
반납대에는 여섯 대가 걸려 있었다.
유리문 너머의 전시실에도 사람은 없었다.
나는 괜히 주머니를 뒤졌고, 손끝에 둥근 재생 버튼이 만져졌다.
내가 들고 있던 기기 화면에는 대여 시간이 적혀 있었다.
오늘 오후 6시 01분.
그리고 그 아래에는 내 이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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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인계 문서가 서서히 어긋나는 이야기는 폐교 야간 경비원 근무수칙에, 익숙한 공간이 낯설어지는 이야기는 심야 편의점 야간 근무수칙에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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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기는 모두 여섯 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