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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증이 두 장 나왔다.
첫 장에는 손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두 번째 장에는 아직 가게에 오지 않은 내 이름이 적혀 있었다.

시계수리점에서 야간 일을 시작한 첫날, 사장님은 서랍 열쇠보다 작은 종이 한 장을 먼저 건넸다.
퇴근 전에 읽으라는 말만 남기고 그는 벽에 걸린 시계를 전부 멈춰 놓았다.
시계수리점 야간 접수 안내
1. 밤 아홉 시 이후에는 수리를 받지 않습니다. 손님이 시계를 두고 가겠다고 하면 접수증만 발급하고 시계는 카운터 위에 둡니다.
2. 접수증이 두 장 나오면 첫 장만 손님에게 줍니다. 두 번째 장의 이름과 시간을 읽지 마십시오.
3. 진열장 맨 위의 작은 벽시계가 다른 시계보다 먼저 울리면 서랍을 잠급니다. 그날은 누가 와도 서랍을 열지 않습니다.
4. 손님이 “지금 몇 시죠?”라고 물으면 벽시계를 보지 말고 “곧 문 닫을 시간입니다”라고 답합니다.
5. 셔터를 내린 뒤 가게 안에서 초침 소리가 들려도 다시 들어가지 않습니다. 시계는 모두 멈춰 있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오래된 가게 특유의 미신이라고 생각했다.
아홉 시가 조금 넘었을 때, 모자를 깊이 쓴 손님이 낡은 회중시계를 내밀었다.
나는 수리는 내일 하겠다고 말하고 접수 버튼만 눌렀다.
기계에서 종이가 두 장 나왔다.
첫 장의 이름은 비에 번져 읽을 수 없었다.
두 번째 장은 보지 않으려 했지만 접수대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뒤집혔다.
거기에는 내 이름과 ‘수령 예정: 오늘 21:13’이 인쇄돼 있었다.
그때 진열장 맨 위에서 짧은 종소리가 났다.
손님은 가게 안쪽 서랍을 보며 물었다.
“지금 몇 시죠?”
나는 안내문대로 대답했다.
“곧 문 닫을 시간입니다.”
그는 시계를 카운터 위에 놓고 나갔다.
셔터를 내릴 때까지 회중시계는 움직이지 않았다.
집으로 가는 길에 주머니에서 접수증 한 장이 나왔다.
손님에게 건넸다고 생각한 첫 번째 장이었다.
번져 있던 이름이 마르면서 또렷해졌다.
내 이름이었다.
그 아래에는 ‘접수 시각: 내일 21:13’이라고 적혀 있었다.
닫힌 셔터 안쪽에서 초침이 한 번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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