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린이의 주식 후기 - 2 (광기의 GME)

Cha.c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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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2. 4.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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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천체의 움직임은 계산할 수 있어도,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계산할 수 없다.           - 아이작 뉴턴

 

 

최근 주식시장을 뜨겁게 달군 주식이 있다. 바로 게임스탑(GME). 이 사건의 전말은 해외주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기관과 개미와의 싸움, 서학개미들과 동학개미들의 콜라보 등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은 주식이었다. 레딧같은 미국 커뮤니티와, 펨코, 주식갤러리에서는 '개미와 기관과의 싸움이 일어났다.', '개미가 승리하는 역사적인 순간이다.', '우리는 달을 향해 떠난다.', '몇십년에 한번 오는 기회다.'  같은 꿈만 같은 글들이 쏟아졌다.

이런 매혹적인 글들을 보고 어찌 주식을 사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나는 주식을 공부하고 있지만, 주린이라서 자세한 주식 용어는 알지 못했다. 하지만, 각종 커뮤니티를 보니, '숏 스퀴즈가 일어날 것이다.', '수익률이 무한대 가까이 생길 것이다.', '1000불까지 주가가 올라갈 것이다.' 등 긍정적인 글들이 우후죽순 올라왔고,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나도 달로 향하는 티켓을 2장 끊었다.

 

 

사실 소식을 듣고 주식을 구매하려고 했었다. 그때 주가는 139 달러정도 했을것이다. 하지만, 깜빡하고 GME 주식을 사지 못했다. 다음날 GME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 어플을 켜보니, 이게 왠걸, 289 달러로 올라있었다. '전날 깜빡하지 말고 사둘걸' 하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들고 있기만 하면 달로 갈 수 있다는 주식을 사기위해 289달러에 GME 주식 2주를 구매했다.

 

하루하루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달 여행은 현실이 되가는것 같았다. GME 주가는 계속해서 올라 최고가는 467 달러를 찍게 되었다. 내 주식 인생 최초로 수익이 20만원 가까이 생기니, 나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역시 인생은 한방이지.'라는 생각과 함께, '부모님도 설득해서 이 주식을 살걸.'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20만원의 수익이 생기고, 주식에 소질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여러 사건이 발생했다. 로빈 후드의 매수버튼 삭제 사건 등등, 게임스탑(GME)의 주가는 갑자기 폭락하기 시작했다. 그리곤 250, 200, 150.. 결국에는 100달러 밑에까지 주가가 내려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나는 너무 당황했다. 달로 향하는줄 알았던 티켓이 사실 지하로 내려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결국 97달러에 GME 주식을 팔게 되었다.

 

너무나 허망했다. 이렇게 배신을 당할 줄이야. 그렇게 약 40만원의 손실을 입게 되었다. 계속해서 내려가는 주가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내가 잘못된 정보로 40만원을 잃었구나, 조금이라도 손익이 났을 때 팔걸'하는 후회가 계속 되었다. '부모님 돈을 넣었더라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괜히 루보사태같은 사건이 발생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나는 40만원을 잃었지만, 커뮤니티를 둘러보면 몇백, 몇천 만원을 잃은 분들도 계신다. 나도 마음이 너무 아픈데, 그분들 마음은 어떨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래도 이번 경험으로 앞으로는 더 냉철한 판단을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게임스탑으로 돈을 잃은 모든 분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바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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